Sunday, December 29, 2013

에쿠니 가오리- 도쿄 타워: 2013. 12. 29

15. 자신의 일은 자신이 결정해라. 결정했으면 행동으로 보여라.

36. 사람과 사람은 말야, 공기로 인해 서로 끌리는 것 같아. 성격이나 외모에 앞서 우선 공기가 있어. 그 사람이 주변에 발하는 공기. 나는, 그런 동물적인 것을 믿어.

47. 유부녀를 유혹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때도 지금도, 코우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즐거움에 굶주려 있는 것이다. 은밀한 즐거움에,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에.

54.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져드는 거야.

58. 토오루는 드디어 자신도 자신만의 생활을 찾아냈다고 느낀다. 그것은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와 있을 때의 자신도, 어머니와 있을 때의 자신도, 코우지와 있을 때의 자신도 아닌, 전혀 다른 자신이 존재했다. 집에 있는 시간도, 학교에 잇는 시간도 아닌, 전혀 다른 시간을 발견한 것이기도 했다. 시후미와의 시간.
토오루는 그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자신을 비로소 발견했고, 그러한- 본래의 자신일 수도 있는-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행복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은 '시후미로 인하여 존재하고 있다.'

61. 그러나 오늘밤의 토오루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시후미 얘기를 아버지에게 할 생각은 물론 없었지만, 시후미의 존재가 자신을 느긋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느긋하게, 아버지와 대등한 존재로서.

114. 가능성만으로 매사를 걱정한다면 한도 끝도 없다.

115. 기다리는 것은 힘들지만, 기다리지 않는 시간보다 훨씬 행복하다.

143. 여자는 대체 왜 이리 제멋대로 일까. 사람에겐 각자 개인 사정이 있다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살아간다. 어린애도 알만한 일을.

163. 아버지가 싫지는 않지만, 아버지와 이야기할 때면 어쩐지 겉도는 느낌이었다. 말이 말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 같은.

164. 토오루는 시후미와 함께가 아니면, 무슨 말을 주고받든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후미에 대해서만, 자신의 말이 제대로 기능한다. 시후미와 함께가 아니면 식사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169. 내내 보고 싶었던 사람이 곁에 있다.
토오루는 그 사실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벅찰 지경이었다. '주말'도 '별장'도, 멀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줄곧 보고 싶었다. 시후미만을 생각했다. 시후미가 읽은 책을 읽고, 시후미가 듣던 음악을 들었다. 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정신이 돌아버린 건지도 모른다고.

185. 시후미는 끼여드는 일 없이 잠자코 듣고 있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시간도 장소도 알 수 없게 되어 가는 듯한. 가게 안의 공기와 바깥과는 전혀 다른 밀도에서 흐르고 있는 듯한. 도쿄며 고등학교며, 유리며 코우지는 마치 먼 이야기 속 일 인양 느껴졌다. 이 세상에 자신과 시후미 두 사람만 이 존재하고 있다. 토오루는 그렇게 생각하고, 거의 현기증이 날만큼 행복을 느꼈다.

238. 의지나 노력은 발휘할 방향이 정해지고 나서 발휘해야 한다.

301.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지만, 키미코를 잃었다기보다 자기 자신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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